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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넷-그들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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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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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는 어려서부터 엄마인 혜진과 단둘이 살고 있었다.
민규는 이제 열일곱 살 그리고 혜진은 마흔 한 살이었다. 민규의 아버지는 민규가 초등하교 6학년 되던 해에 엄마랑 이혼하고 두 사람을 버리고 말았다. 그 이유는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이었다. 혜진은 자신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오자 너무도 쉽게 이혼을 해주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 때 민규가 열세 살의 나이로 아직 어렸지만 그렇다고 엄마를 아주 이해 못할 정도가 아닌, 어느 정도 컸다고 생각 되었다. 그리고 이미 남편의 바람으로 여자로써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혜진은 자신에게 더 이상 사랑과 애정이 없는 남자를 붙잡고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혜진은 결혼 전에도 직장 일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 여자였다.
그렇기에 남편과 이혼해 주는 조건으로 민규의 양육비와 교육비는 보내주기로 합의했었다.
하지만 남편은 처음엔 잘 입금시켜 주더니 몇 달이 지나자 벌써 다른 여자와 살림을 시작했는지 보내 주던 돈이 점점 줄어들었고 결국은 그마저도 끊긴 지 오래였다.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의 생활이 넉넉하진 않지만 그래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생활은 하고 있었다. 민규의 외삼촌인 친정 오빠가 자신들의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하나뿐인 여동생이라 매달 얼마의 생활비를 보태 주고 있었다. 그리고 시댁에서도 이혼하고 나서도 자기보다는 손주인 민규의 장래를 위해 그러하셨겠지만, 남편 몰래 생활비를 조금 보내 주고 주었다.

처음 남편과 혜진과 이혼한다고 했을 때 두 사람을 불러들이고는 이혼하지 말라고 부단히도 말렸었다. 하지만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이 이혼을 선택하자 시댁에서는 살림 잘하고 착하기 만한 며느리가 안쓰럽고 가여웠던지 혜진에게 그 모든 일이 자신들의 아들의 크게 잘못하는 거라며 모든 일이 혜진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면서, 어디 가서 살던지 자신들과는 연락은 끊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다가 아들이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새살림을 차리자 손주인 민규의 양육비마저 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시며 대신 자신들이 적은 돈이나마 보태주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의 얘기는 숨기시는 듯 혜진에게 말씀은 않하지만 그런 인간 같지도 않은 아들과는 연을 끊다시피 하시고 거의 상종을 하시지 않는 눈치인 듯 했다. 하지만 혜진은 그와는 남남이기에 남편이 무슨 짓을 하든 그런 것에는 별로 신경도 쓰지를 않았다.

혜진은 빠듯한 생활형편 이었지만 혜진은 예전에 직장생활 경험이 없는 지라 험한 세상에 무턱대고 직업전선에 뛰어들 형편도 못 되었지만, 다행이 친정과 시댁의 도움만으로 생활을 꾸려 나갈 정도로 알뜰하고 살림 잘하는 여자였다. 그리고 비록 남편에게 이혼당한 여자였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예쁘다는 소리를 꽤 들을 정도로 예쁘장한 얼굴에 민규가 하나만을 낳아서 그런 지 다른 여자들보다 나이에 비해 날씬한 몸매의 여자였다. 그녀는 나이가 현재 마흔 한 살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이제 경우 이제 겨우 30중반 정도처럼, 거의 5년 정도를 아래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였다. 그래서 인지 혜진이 이혼할 때, 주위에서는 그런 착하고 예쁜 아내를 놔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난 남편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무슨 바람난 귀신이 씌었다고까지 했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 때문인지 이혼 직후에는 주위 남자들의 유혹도 많았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아깝다며 재혼을 권유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혜진은 남편과 이혼하면서 다시는 남자를 믿지 않는다고 다짐했기에 그런 제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런 이유로 혜진은 더욱 주위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지낼 수 밖에 없었고, 두 사람은 남들의 눈에 조금 이상하리만치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두 사람 만의 세상에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들에게만 자신의 모든 관심과 사랑, 그리고 애정을 쏟게 되었다.
혜진이 형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오고 있는 것은 아들인 민규 때문이었다. 지금은 고생에도 나중에 민규가 크면 엄마가 고생했다는 걸 알아주겠지 하는 바램으로 자신의 하나뿐인 희망인양 아들인 민규 하나만 바라보며 뒷바라지 하고 있었다.

민규는 올해 열 일곱 살이 되었다.
커갈수록 체격과 용모가 아버지와 엄마를 닮아 건장하고 잘생긴 청년으로 성장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인 혜진도 그런 아들이 듬직하고 대견스럽기만 했다.

그러던 그들에게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지을 때부터 부실 공사였던지 화장실 바닥 타일이 하나 둘, 들고 일어나면서 집으로 젊은 남자 수리공을 불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그 날, 민규는 엄마로부터 미리 공사하러 온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밖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신경 쓰여 도무지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바닥을 깎아 내는 듯한 시끄러운 기계소리도 신경이 쓰였지만, 수리비를 아끼려고 다른 사람을 부르지 않고 옆에서 도와주던 엄마의 애교 섞인 목소리는 더욱 민규를 신경 쓰이게 하며 긴장시키고 있었다.

어머, 이런 험한 일 하시기에는 너무 잘생기셨다...... ”
고마워요. 하하하, .... 이것 좀 잡아 주실래요? ”
네에..... 이렇게요? ”
, 아주 잘하시네요. ”
어머, 어머......? ”
민규는 방에서 두 사람을 엿들으며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이 무슨 일인지 큰소리로 같이 웃기까지 했다. 민규의 귓가에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하하하하...... ”
호호호호...... ”
민규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평소에 자기가 생각했던 엄마의 모습이 아니었다. 엄마가 낮선 남자 앞에서 풀어져 몸가짐을 흐트러뜨린 체 그럴 수는 없었다. 그 남자는 그냥 평범한 수리공이었는데, 민규의 귓가에는 그 남자와 나누는 대화엔 엄마가 마치 그 남자에게 꼬리를 치고 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혜진은 그 사람에게 조금 친절하게 대해주고 이왕 고치는 거 잘 고쳐 달라고 그러는 것인데도 민규의 귀에는 마치 엄마가 아양을 떨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은 민규의 마음속에서 엄마에 대한 웬지 모를 불안감으로 느껴지며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예전의 아버지란 남자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엄마가 바람날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엄마마저 자신 버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 , 뭐야? 맨날 잘난 아들, 우리 아들 최고라고 하더니...... ]
[ 아냐, 아냐...... 엄마가 그럴 리가? 그게 아냐...... 아 내가 왜 이러지...... ]
민규는 너무도 혼란스러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엄마가 다른 남자와 같이 얘기 조금 한다고, 그런 엄마를 이상하게 여기는 자신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자신이 지금 엄마에게 느끼는 이상한 감정은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것이기에 자신도 영문을 알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몹시 당황스러워 하고 있었다.

엄마는 집에만 있는 여자였기에 다른 남자를 만나거나 이야기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욕실바닥이 일어나고, 그래서 수리하는 사람을 집으로 불러 들였는데, 그 사람이 뜻밖에 잘생긴 젊은 청년이고 하다보니 엄마가 순간적으로 괜히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민규는 엄마의 마음을 모르기에 점점 혼란스럽기만 하였다.

아직도 밖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민규는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었다.

[ 이런 씨이......! ]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두 주먹을 굳게 쥐고는 공부하던 자신의 책상을 내리 찧고 말았다.

[ ! ] 그 소리를 들었는지 깜짝 놀란 엄마가 민규의 방으로 달려왔다.
, 민규아 왜...... 왜 그래?”
아뇨...... 아무 것도 아니에요. 소리가 시끄러워서 그런지 머리가 조금 아파요. ”
민규는 아픈 머리를 쥐어뜯을 듯이 감싸 쥐고서는 엄마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며 그렇게 둘러댔다. 그런데, 엄마의 표정이 조금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표정이 조금 놀란 듯 했으나, 엄마의 얼굴엔 예전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생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민규가 불안하게 어딘가 모르게 요염한 미소까지 엷게 베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민규는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민규는 그것으로 잠시나마 그 남자와 엄마를 떼어놓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두 사람이 계속 같이 있다 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수리공은 다 되었는지 수리비를 받아 챙겨 들고는 돌아갔다.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청소며, 나머지 뒷정리를 하였다.

저녁때가 되었다.
두 사람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민규는 엄마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엄마는 왜 이유도 없이 아무 남자에게 웃고 그래요? ”
? ...... 내가 뭘 어쨌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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